와타세 세이조(渡瀬政造, Watase Seizō)는 일본의 대표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수채화 화가로, 특히 여행지 풍경과 일상 속 한 장면을 따뜻한 색감과 부드러운 필치로 담아내는 작가로 유명하다. 한국에서도 감성적인 수채화 일러스트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책이나 전시 등을 통해 알려졌다.
주요 특징
1. 수채화 기반의 일러스트: 자연 풍경, 거리, 카페, 기차역, 골목길 등을 섬세하면서도 따뜻하게 표현한다.
2. 잔잔한 감성: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치 조용한 일본 소도시를 산책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차분한 분위기를 풍긴다다.
3. 여행을 테마로 한 작업: 일본뿐 아니라 유럽, 한국 등 여러 나라의 풍경을 그렸고, 스케치 여행을 기록한 책들도 많다.
한국에서도 개인전이 열렸고, 번역된 책이 많이 출간되어 있고, ‘따뜻한 일러스트’, ‘힐링되는 그림’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감성 에세이로 자주 언급된다.
나도 예전에 일본의 기타큐슈 여행을 하다가 와타세 세이조 갤러리를 우연히 보고 따뜻한 그림체에 반했던 일러스트레이터이다.
사실 와타세 세이조의 그림을 처음 봤을 땐 골목길, 오래된 건물, 버스정류장 같은 평범한 장소를 그린 그림들이 그리 특별해 보이진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꾸 눈이 머물렀다.
색감이 부드럽고 구도가 안정적이라 그런 걸까.
하나하나 찬찬히 보다 보면, 마치 조용한 여행지에 와 있는 기분이 들었다.
뭔가를 강조하려 하기보단, 그냥 그 장면을 그 장면대로 두는 사람 같다는 인상.
길가에 세워진 자전거나 역 앞에 서 있는 사람 한 명, 혹은 아무도 없는 거리. 이런 걸 그리면서도 그림이 허전하지 않은 건 꽤 신기했다.
와타세 세이조는 직접 여행을 다니며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작업실 안에서 상상해서 그리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보고 느끼고 그 순간을 그림으로 옮긴다.
그래서인지 그의 책을 보면 그림뿐 아니라 짧은 글도 함께 담겨 있다.
이 그림을 그린 계기, 그날의 날씨, 거리에서 들었던 소리 같은 것들.
짧지만 그 문장들 덕분에 그림이 하나의 풍경으로 더 또렷하게 다가온다.
그의 책 중엔 《그림 여행자의 하루》, 《와타세 세이조의 여행 스케치》 같은 제목이 있다.
제목처럼 그림이 주인공인 여행기다.
유럽, 일본, 한국 등 여러 나라의 모습을 담고 있지만, 어느 곳이든 그가 그리면 조용하고 담백하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유명 관광지보다도, 그냥 그 도시의 길 한복판이나 골목 안 풍경이 더 많다.
그의 그림은 무언가를 강하게 환기시키진 않지만, 가볍게 마음을 내려놓게 해주는 것 같다.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지 않고, 오히려 비워준다는 점이 그의 그림을 더 사랑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