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화려하고 자유로운 색의 향연, 캐서린 번하드(Katherine Bernhardt)

by 우주베리 2025. 7. 25.

유쾌한 풍자가의 커리어와 예술 세계

 

캐서린 번하드는 미국의 현대미술 작가로, 대중문화 아이콘과 일상적 소재를 독창적으로 재해석해 주목받는 아티스트다. 그녀는 2000년대 초반부터 활동하며 파격적이고 자유로운 화풍으로 이름을 알렸다. 특히 에어 스프레이 기법을 도입해 즉흥성과 생동감을 극대화했으며, 이는 열대 섬 프에르토리코에서의 실험적 경험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미국의 소비문화와 일상 속 아이콘을 화려한 색과 자유로운 붓질로 표현해온 작가다. 주로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전 세계 다양한 갤러리와 미술관에서 전시를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프리즈 서울에서도 대형 핑크 팬더 작품을 선보이며 국제적 인지도를 확장 중이다.

 

대중적 아이콘의 변주

핑크 팬더, E.T., 미키 마우스 등 TV·영화 속 캐릭터부터 나이키 운동화, 하인즈 케첩 병까지, 그녀는 소비자 친숙한 이미지를 차용해 새로운 서사를 구축한다. 이는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익숙한 것을 해체하고 재구성함으로써 관객의 관습적 사고를 깨뜨린다.

일상의 오브제를 통한 유쾌한 메시지

캐서린 번하드의 그림은 멀리서 봐도 단번에 눈에 띈다. 일단 색감이 강렬하다. 분홍, 연두, 형광 주황 같은 원색들이 화면을 가득 메우며, 다소 거칠고 즉흥적인 붓터치로 구성되어 있다. 그녀는 바나나, 슬리퍼, 담배, 아이스크림, 휴대폰 등 일상 속 대상을 마치 그래피티처럼 단순화된 형태로 그린다. 얼핏 보면 장난스러운 낙서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대인의 삶과 욕망, 소비 문화를 반영한 상징물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회화와 드로잉, 패턴 사이에서의 실험

번하드의 작업은 캔버스 위에 아크릴, 스프레이 페인트, 마커 등을 섞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녀는 종종 물감을 흘리거나 번지게 하는 기법도 사용해 화면에 우연성을 남기는데, 그 자체가 그림의 일부로 느껴진다. 여러 아이콘을 반복적으로 배치하면서도 매번 다른 감정과 리듬을 만들어내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회화적 기법과 드로잉적인 표현이 공존하는 그녀의 작품은 예측할 수 없는 자유로움과 에너지를 보여준다.

 



현재 6월부터 9월까지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some of all my work> 전시는 그녀의 세계 최초, 최대 규모 회고전으로, 초기 작품부터 최근작까지 총 5개 섹션으로 구성되어 열린다고 한다. 핑크 팬더, 가필드, 나이키, 맥도날드 등 친숙한 대중적 이미지를 활용한 작품들이 공개되었다.

전시 중간에 작가의 작업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해놓았고 마지막 섹션에는 작가의 작업실을 재현해놓기도 했다. 
 
강렬한 색채들이 정말 돋보였는데 특히 정글섹션과 대중문화의 아이콘들이 나오는 섹션들이 인상깊었다. 정글섹션에서는 열대의 생명력과 혼돈을 상징하는 패턴이 등장하는데 이는 작가가 모로코, 푸에르토리코 여행을 계기로 강렬한 색채와 독창적인 배열 중심의 회화로 바꿨다고 한다.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준 여행들이었나 싶다. 

그리고 가필드, 세서미 스트리트, 심슨, 피카츄 등 대중에게 친숙한 캐릭터들을 그녀의 개인적인 경험과 예술적 실험을 통해 재탄생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섹션 4, 5.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그녀만의 개성이 더해진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다채로운 색감과 친숙한 캐릭터 덕분에 어린이들도 좋아할 만한 전시가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김우빈 배우의 멋있는 목소리로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작품 뒷이야기를 듣는 재미도 놓칠 수 없다.